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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 진작 이렇게 말할걸 (저자 : 모리타 시오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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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 진작 이렇게 말할걸 (저자 : 모리타 시오무)

jmHan 2024. 1. 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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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달 매체가 아무리 늘어나도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는 '원칙'은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바로 자신과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대화하는 자세다.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관계의 지혜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도, 상대를 존중하는 말하기 방식을 '어서티브'라고 한다. 어서티브에서는 상대를 이겨야 할 대상이 아닌 꼬인 관계 이면에 숨은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협력자로 대한다. 
 

상처때문에 관계 맺기가 두렵다면 

한 걸음 더 내디딜 용기

마음에 새겨야 할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무슨 말을 할 때 '상대방이 알아서 잘 헤아려 줄 것'이라는 착각을 버리는 일이다. 상대방은 나와 사고방식도, 가치관도 다르다. 알맞은 말을 잘 골라 표현하지 않으면 의도대로 말이 전달되지도 않을 뿐더러, 제대로 전달했다 해도 서로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수없이 많다. 요즘같은 시대에는 '네가 나를 이해하고, 내가 너를 이해하려면 시간이 꽤 필요해'라고 생각하는 편이 소통의 문제를 줄여준다.
다른 하나는 어떤 말을 들을 때 '상대방의 말 이면에 있는 생각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용기를 가지는 일이다. 상대방이 화를 내거나 표면적인 말과 글에 일일이 상처받지 않도록 마음의 여유를 갖고 '왜 이런 말을 할까?'하고 상대방을 깊이 이해하려는 자세다. 말 뒤에 숨겨진 '의도', '이유', '배경'까지 포함하는 폭 넓은 마음으로 상대방과 마주하라는 뜻이다.
 
'그럴 수도 있지' 정도로 생각하고 그 아픔을 뛰어넘어 더 깊은 관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만 비로소 관용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아픔은 매우 의미 있는 신호다. 아픔 덕분에 자신과 상대방 사이 '경계선'이 어디인지 알게 되며, '아, 나는 이런 부분에서 상처받는구나'하고 스스로 알게 되기도 한다. 상대의 말이나 태도가 거슬린다면 "그 말은 상처가 되니 하지 말아줬으면 해"하고 솔직하되 존중을 담은 태도로 이야기하자. 상대방이 불쾌한 표정을 짓는다면 "내 말의 어떤 부분이 불쾌했는지 말해줄 수 있어?"하고 솔직하게 물어봄으로써 상대방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남 탓만 하면 진짜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다

'내가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침묵하는 건 다 당신 때문이야'
관계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자기도 모르게 마음 속으로 떠오르는 생각이다. 어서티브는 자신이 한 말에 책임지는 자세를 중요시한다. 바꿔 말하면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누구의 탓도 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잘못 아니면 내 잘못'이라는 이분법적 결론이 아니라 무엇이 진정한 문제인지, 전하고자 하는 바가 왜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는지, 어떻게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돌이켜 깊이 생각해보자는 접근법이기도 하다. 
 
적이라고 생각했던 상대방의 권리도 중시하면서 '나는 이렇게 하고 싶다', '나의 바람은 이것이다'하고 자신을 주어로 삼아 조용히 주장하는 것. 어서티브가 개인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으로 기능한 것은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아닌 '무언가'를 발견함으로써 우리의 공격적인 마음이 더 나은 곳으로 향할지도 모른다.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성격 문제'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은데, 성격과 커뮤니케이션은 별개로 생각하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외향적이면 커뮤니케이션에 능하고 내향적이면 커뮤니케이션에 서툰 경우가 많다. 외향적인 사람은 처음 만난 사람과도 금방 친구가 되고, 회식 자리에서는 분위기를 띄우며 그 자리를 진심으로 즐긴다. 그런면에서 나는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같다. 회식 자리에서는 무조건 듣기만 하는 유형이며, 어릴 때부터 '말을 못하는 아이'라며 부모님의 걱정을 샀으니, 사교성과는 무척 거리가 멀다. 
어서티브 커뮤니케이션은 성격을 외향적, 내향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바라는 것, 전달하고 싶은 것, 말해야만 하는 것'을 존중을 담아 명확히 말하는 기술이다. 그러니 아무리 내향적인 인간이라도 훈련만 하면 가능하다. 물론 내향적인 사람은 소통하는 자리를 적게 만들기 때문에 훈련 기회가 줄어 능숙하지 못한 경우가 있기는 하다. 목소리가 크거나 말주변이 뛰어난 사람의 이야기만 듣는 사회라면 재미없다. 목소리가 작아도, 술술 말하지 못해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는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바라는지'를 표현할 수 있다면 세상은 더 활기 넘치지 않을까? 자신의 목소리로 있는 그대로 똑바르게 누구도 탓하지 않고 표현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상대방도 "당신은 그렇게 생각했군요"하고 받아들이기 쉬워진다. 
성격은 바꾸지 않아도 된다. 당신 모습 그대로도 괜찮다. 하지만 말하는 방식은 바꿀 수 있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내향인들이여, 주눅 들지 마시라. 
 

바꿀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

자신의 마음이나 바람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
이것이 대화의 첫걸음이다. 자신의 바람을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결국 무기력에 사로잡히고 만다. 자신의 마음을 한 문장으로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으면 설령 무언가 당장 달라지지는 않더라도 '내게는 선택권이 있다'는 사실로 마음은 평온해진다. 
 
나는 무엇을 바라는가?
나는 어떻게 하고 싶은가?
 
스스로 이 질문을 계속 던졌다. 당시에는 나도 홀로 계속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줄곧 '해야하는 일이니까 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실은 '내가 그렇게 하기로 선택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선택한 일이었다. 
그것을 깨달으니 변하지 않는 상황에 화를 내는 일도 '내가 피해자'라며 무력감에 사로잡히는 일도 없어졌다. 힘든 일을 도맡아 한다는 생각에 어깨에 잔뜩 들어갔던 힘도 빠져서 편안한 상태로 일을 계속할 수 있었다. 세상에는 바꿀 수 없는 일이 수없이 많다. 바뀌지 않는 상대나 일에 화를 내봤자 공격적인 사람이 되거나 무력감만 느낄 뿐이다. 그러지말고 자신의 진정한 바람이 무엇인지 확인하며 바꿀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먼저 좁은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움직여 보는 것이다. 불안과 두려움이란 감정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는 있다. 불안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고 행동할지는 선택할 수 있다. 이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아지는지 알게 되었으면 한다. 
 

대화의 기술보다 중요한 것

대화의 기술만으로 상대방과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기술이 대화에 어느 정도 도움은 주겠지만 기술만으로 상대방과 좋은 관계를 쌓을 수는 없다. 가령 말은 거칠어도 '나를 소중히 여긴다'라고 느껴지는 사람이나 언변이 유창하지는 않아도 '이 사람 말에는 깊이가 있으니 귀 기울여야겠다'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만나본 적이 있지 않은가? 
말 이면에 있는 마음의 자세, 그것을 지지하는 삶의 태도, 상대방을 위하는 진심이 느껴질 때 비로소 말도 전해지는 법이다. 상대방과 솔직하고 대등하게 마주하려고 하는 '마음의 자세'가 없으면 말은 겉돌다 미끄러질 뿐이다.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을 강요하거나 상대의 우위에 서려고 생각하는 한 어떤 말도 '쌍방 주고받기'가 될 수 없다. 사고방식은 다르지만 어떻게든 합의점을 찾고 싶다거나 서로를 소중히 여기기에 둘 다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는 마음이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대화가 시작된다. 
서로 이해관계와 기분이 충돌하거나 감정적인 상태에서 나의 뜻을 펼치려고 하면 말 이면에 자리한 공격적인 감정이 더 빠르고 직접적으로 전달되기 마련이다. 중요한 일을 이야기하기 전에 기술과 동시에 마음의 자세를 돌아보아야 할 이유이다.
어서티브를 지지하는 '마음의 자세'는 다음 네 가지 핵심 요소가 포함된다.
 
* 첫째는 성실. 내 마음과 상대방에게 거짓말하지 않고 정직할 것
* 둘째는 솔직. 에두르지 않고 구체적이면서도 똑바로 표현할 것
* 셋째는 대등. 자신을 비하하거나 상대를 내려다보지 않는 대등한 시선을 가질 것
* 넷째는 자기 책임. 자신도 상대도 탓하지 않는다는 각오를 지닐 것. 누구도 탓하지 않고 말한 것에 대해서든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든 책임질 것 
 
나 역시 중요한 것을 전달할 때는 몇 번이고 스스로를 묻는다. 내 마음에 거짓말하고 있지는 않은가. 분명하게 말하고 싶은데 다른 말을 하느라 빙빙 둘러 가고 있지는 않은가. 상대방이 갑이라서 자신감 없이 몸을 낮춰 부탁하고 있지는 않은가. 반대로 능숙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어째서 이 정도도 모르는 걸까'라며 마음속으로 무시하고 있지는 않은가. 사실은 내게도 책임이 있는데 자존심 때문에 '잘못했다'라는 한마디를 내뱉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이런 것들을 되묻다 보면 내가 진정으로 상대방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가 점점 명확해진다. 대화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대화에서는 마음의 자세를 바로잡는 것을 잊지 말자. 
"정직하게 솔직하게 그리고 대등하게" 이를 되새기며 대화에 임해보길 바란다. 
 

깊은 관계를 피한다고 모든 게 해결될까?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갈 때 꼭 자신의 바람을 억누르고 주위에 맞출 필요는 없다.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고, 좋아하기 힘든 사람도 당연히 있다. 충돌이 두려워 참기만 하다가는 자기만 괴로워질 뿐이다. 그렇다고는 하나 과감히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내 생각을 강요하게 되거나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몰라서 아무 말도 못한 채 돌아선 일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솔직하고 대등하게 이야기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일방적이지도 공격적이지도 않으면서, 지나친 배려로 에두르지 않는 솔직한 표현법 말이다. 
어서티브 커뮤니케이션은 상대방과 자신의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을 부정하거나 공격하지 않는다. 대립하더라도 무작정 피하거나 삐딱하게 굴지 않고, 성의 있게 커뮤니케이션에 임한다. 대하기 어려운 상대라도 이야기할 때는 서로 존중하고 어떻게든 합의점을 찾아내겠다고 결단한다.
물론 처음에는 어렵다. 하지만 대화를 계속하다 보면 상대방을 이해하고 흉금을 털어 놓거나 좋아하게 되는 일도 얼마든지 있다. 감정이란 그토록 불확실하고 시시때때로 변한다. 이것을 깨달을 때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점점 깊어지고 넓어진다. 
중요한 것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대화를 계속하려는 자세다. 자신과 상대를 소중히 여기면서 '나답게'살고 싶다면 어서티브 커뮤니케이션을 익힐 필요가 있다.
 

전달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사람과 문제를 분리해서 생각하라

가치관이나 입장이 다른 사람과 실제로 마주하여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려고 하면 잘되지 않는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내가 애써 이렇게 말하는데 왜 몰라줄까'라며 상대방을 탓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의 만족'을 위해 '당신이 달라져야 해'라는 주장이므로 서로가 만족하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다.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전달할 때는 먼저 사람과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 당신 잘못 아니면 내 잘못이라는 단순한 결론이 아니라, '어떻게 해결할까?'라는 자세 말이다. 문제에 대한 책임이 내게도 있을지 모르니, 나도 달라지겠다는 유연함과 겸손함을 동시에 갖춘 자세다. 
'사람'과 '문제'를 한데 묶어서 생각하면 책임을 '누군가'에게 씌우려고 궁리하게 된다. 이런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상대방 나름의 사정과 이유가 있음을 알고 '이 사람이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상상해본다.
지쳤을 수도 있고 사람 대하는 법을 잘 모를 수도 있기 대문에 일단 판단을 유보한다. 그리고 잠시 쉬면서 "이유가 있다면 알려줄 수 있을까?"하고 상대방에게 물어보면 거기서부터 새롭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자신도 문제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음을 인정한다. 설령 상대방이 백 퍼센트 잘못한 것처럼 보여도,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자신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음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긍정적으로 시작하고 바람은 한 가지만

부정적인 메시지나 감정을 전달할 때라도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전달하는 자세 또한 어서티브에 속한다. 에둘러서 말하거나 친한 사람을 기분 나쁘게 만들지 않으려고 입을 다무는 쪽을 택했다가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고민을 자주 접한다. 그래도 말해야 하거나 전달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설령 듣기 싫어할 내용이라도 상대방에게 분명히 전달해야만 한다. 애매하게 할수록 의도가 잘 전달되지 않아 서로 오해가 생기기 때문이다. 상대가 듣기 싫어할 내용을 전달할 때는 두 가지 원칙을 기억해두면 좋다
 
* 긍정적으로 시작해서 긍정적으로 끝낼 것
* 부정적인 내용(ex 상대방의 변화를 바라거나, 이대로는 안된다는 이야기)은
구체적인 바람으로 정리하여 '한 가지'만 전달할 것
 
"평소에 노력해줘서 고마워", "저번에 도와줘서 잘 해결할 수 있었어" 등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입 밖으로 꺼내보자. 그러면 '상대방을 눌러버리고 싶다', '잘못을 인정하게 만들고 싶다'라는 마음 속 응어리가 풀리면서 공격이나 비난이 아닌 형태로 대화를 진행할 수 있다. 먼저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을 갖자. 상대방의 사람됨을 존중하자. 그런 후에 자신의 마음과 바람을 명확하고 분명하게 전달하자. 이 기본을 잊어버린 채 이야기를 시작하면 메시지가 상대방의 마음에 도달하지 않는다. 상대방을 문제 해결의 협력자라고 생각할 때 비로소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도 이해받을 수 있다.
 

진심으로 이해하길 원한다면 

오늘을 소중한 말들로 채우자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후 도쿄로 돌아와 <<굿바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몇몇 사람들이 세상과 작별하는 모습이 아버지의 모습과 겹쳐지며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 와중에도 죽은 이를 대하는 장의사의 정성스럽고도 아름다운 태도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매우 인상적인 영화였는데, 특히 화장터에서의 이 말이 마음에 남았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여행을 떠날 때 문을 나서는 것과 같다."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 죽음이 있기에 생이 아름다운 것이라. 산다는 것은 곧 죽어가는 것이며,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이 더 나은 죽음을 맞는 길인지도 모른다. 언젠가 분명 찾아올 죽음이기에 오늘 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열심히 살고 열심히 사랑하자. 매일을 소중히 여기자. 오늘을 더 소중한 말들로 채워가자. 
 

어려운 말을 꺼내야 한다면

불안할수록 회피하지 마라 

의견이 대립되거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상황, 나도 상대방도 감정적으로 행동하기 쉬울 때는 가장 먼저 내 마음 속 '불안'을 다스려야 한다. 마음 속에 싹트는 불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행동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불안에 직면하면 다음과 같은 행동 패턴을 보이기 쉽다.
 
* 불안을 감추려고 상대방을 공격한다.
* 불안에 사로잡혀 입을 닫는다.
 
불리한 상황에서 겪게 되는 불안한 감정을 분명히 인정하고, 행동과 말을 조절하며 자신과 상대방을 탓하지 않는 것이 어서티브한 태도라 할 수 있다. 생각해야 할 것은 다음 세 가지다.
 
* '상대방을 공격하지 않겠다', '입을 닫지 않겠다'
*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앞으로 상대와의 관계를 어떻게 하고 싶은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기
* 불안한 상황에서도 용기를 갖고 당당하게 마주하기
 
 불안할 때일수록 회피하지 말고 자신이 바라는 것에 더욱 정직해질 것. 이러한 자세를 항상 기억했으면 좋겠다.
 

상대방도 나름 사정이 있다

상대방의 행동이나 태도에 화가 날 때면 '이 사람 도대체 뭐야?', '저 사람은 내가 싫은가?' 싶을 때가 있다. 
그런 태도에 이미 화가 난 상태라면 이야기를 하려 해도 싸움이 나기 쉽다. 이때 '상대방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다. 그 자리에서 보이는 표면적인 행동이나 말을 꼬투리 잡기 시작하면 점차 그 사람과의 관계가 어려워지고 대화를 하기도 싫어진다. 상대가 잘못된 행동을 하더라도 우선은 '나름의 사정이 있는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해보면 분노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것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하고 싶을 때 명심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상대방은 바꿀 수 없다. 바꿀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뿐이다.'라는 사실이다. 날카로운 시선과 말이 상대방을 향하고 있다면 아무리 표현을 매만지고 논리적으로 말해도 상대방의 마음에 전해지지 않는다. 자기 안에서 '무엇을' 바꿔야 자신과 상대방을 탓하지 않을 수 있는지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무엇을' 잘못 찾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상대방이 어떻게 나오든 상관없이 내 본연의 모습, 있는 그대로의 마음가짐과 마주하도록 하자. 상대방을 바라보는 내 '관점'을 바꾸자. 문득 '어쩌면 나를 가장 탓하고 있는 건 나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일에 대해 비판받을 때 감정적으로 반발하게 되는 건 내가 자기 자신을 비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어째서 이렇게 행동하지 않았어?"라는 말을 들으면 나를 정당화하고 싶은 마음에 "그러는 당신도 하지 않았잖아"하고 되돌려주고 싶어졌다. "이렇게 했어야 했어"라는 말에는 "그렇게 못했으니 어쩔 수 없잖아!"하고 반격하고 싶어졌다. 과거의 나는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의 나와 앞으로의 나는 선택에 따라 바꿀 수 있다. 대부분 자신을 정당화하고 싶을 때 반격하려는 마음도 함께 찾아온다. 자신을 방어하고 싶어서 반발한다. 결과야 어떻든 열심히 살아왔다. 어떤 모습이라도 괜찮다고 스스로 인정해주자. 내가 나를 믿어주자. 이것이 상대방의 말에 일일이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주위에 관용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는 첫걸음이다. 
 

누군가 비판이라는 공을 던질 때

우리 사회는 건설적인 비판을 별로 경험하지 못한 까닭에 비판을 비난이나 부정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일단 비판이라는 말의 정의를 듣기 싫은 말 정도의 넓은 의미로 생각해보자. 그러면 비판에 대응한다는 것은 듣기 싫은 말을 들어도 반격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그 이면에 감춰진 진짜 문제를 찾아 대화하는 일로 변한다. 
비판에 대응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상대방의 말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비판이라는 형태를 띠고 있지만, 내게 무언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테니 그것을 이해하려는 자세로 귀를 기울이면 된다. 수용하려는 자세만 있어도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상대방의 비판에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그건 그렇지만", "그러면 당신은 어떤데"라며 반격하는 것은 감정적인 대응이다. 그러니 우선은 한 호흡 쉬고 "그렇구나", "듣고보니 일리가 있네"라고 말해보자. 
수용이 반드시 동의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상대방이 던진 비판이라는 공을 받는 것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가급적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면서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하도록 하자. 
비판은 받아들이기에 따라 내가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나에 대한 관심과 기대 그리고 깊이 나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면 비판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도 달라진다. 비판에 들어있는 메시지는 인생을 풍요롭게 해줄 보물이 가득하니 잘 받아들여 성장의 기회로 삼자. 
비판은 사람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계기에 불과하다. 그 점을 기억하면 우리가 진정으로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상대방에게 훨씬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불안과 비판을 독바로 마주하려면

문제 해결은 공동의 책임

나의 핵심 욕구를 잘 전달하고도 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이뉴는 '나는 전달했으니까 상대방이 내 말을 이해했다면 행동을 바꾸어야 해'라고 생각하는 데 있다. 인간은 망각하는 존재다. 그 자리에서는 상대방이 '그렇구나. 저렇게 한 번 해봐야지'라고 생각하더라도 이후에 행동이 급격히 바뀌는 일은 드물다. 어서티브란 눈앞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대방과 마주하고, 하나씩 풀어나가는 힘을 말한다. 
상대방에게 요구를 명확히 전달하면서, 동시에 문제 해결을 위해 나는 무엇을 바꿀지 생각하고 '나도 달라지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상대방에게만 요구하고 자신은 가만히 있는 태도는 어서티브 커뮤니케이션에서 규칙 위반이다. 가령 보고서 제출일을 준수하도록 요구했다면 제출 당일에 확인할 것이 아니라 일주일 전, 사흘 전에 미리 이야기하거나 늦을 것 같을 때에는 미리 상의해서 일정을 수정할 수도 있다. 
이 자세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가 된다. 
문제 해결은 공동 책임이다. 늘 함께 생각하는 자세를 잊지 말기를. 
 

신뢰의 가교를 만드는 법

전달의 기술보다는 마음가짐에 초점을 두고 공부한다. 이런 경우에도 나를 화나게 만드는 상대방을 '적'으로 보지 말고, 오히려 '내 편'으로 생각하고 대하라고 알려준다. 상대방이 곧 적이라는 생각으로 출발하면 아무리 전달의 기술로 말을 멋지게 포장한다고 해도 공격성이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연한 마음이 수용하는 힘을 키운다

상대방의 말이 아프게 느껴지는 경우는 다양하다. 가령 스스로도 싫다고 느끼는 부분이나 약점을 지적당했을 때 또는 자신도 반성하고 있는 실수에 대해 심하게 지적받았을 때는 자기도 모르게 화가 나거나 풀이 죽는다. 체력이 약해졌을 때도 사소한 말 한마디가 강펀치처럼 느껴진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말처럼 자기 신뢰가 부족한 상태일 때는 상대방의 말을 받아들일 힘도 약해져 있을 테니, 잠시 시간과 거리를 두고 기운을 차릴 때까지 기다리자.
조심해야 할 것은 내 안의 지뢰다. 이 지뢰는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과거로부터 이어진 상처 덩어리같은 것이라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어떤 계기로 이 지뢰를 밟게 되면 이성을 잃는 경우도 있다. 마음 속 지뢰는 과거의 슬픔과 분노가 뭉쳐진 덩어리이므로 시간을 들여 태워 없애야 한다. 자신의 지뢰를 밟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상처 덩어리를 없애보자. 약한 마음도 부족하다고 느끼는 마음도 부정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자신을 사랑하자. 과거에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용서하고 다소 지적을 받더라도 대범하게 넘길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자. 그리고 비판받은 자신도, 비판한 상대방도 탓하지 말자. 
 

직장 내 괴롭힘을 마주할 때 

상대방이 악의를 갖고 공격해올 때는 별개로, 우리는 상대방이 별 뜻 없이 한 말에도 상처를 받을 수 있다. 그럴 때는 발언한 당사자에게 나의 기분을 직접적으로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 좋다. "다음부터는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아주세요.", "아까 사용하신 표현은 유쾌하진 않네요"하고 말이다. 상대방과 사적으로 이야기 할 기회가 있을 때 솔직하게 전달하자. 전달할 때는 가급적 담백하고 가볍게 말하는 것이 좋다. 정의감에 넘쳐 설교를 하거나 에둘러 지적하지 말고 '솔직하고 담백하게' 말하는 것이 핵심이다. 빠르게 말하라는 것은 횟수가 늘어날수록 혹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동안 쌓였던 것들이 폭발해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기 쉽기 때문이다. 과거에 말하지 않은 횟수가 많을수록 '이때도, 그때도 계속 그랬지'라며 과거의 일까지 싸잡아서 반격하게 되고, 상대방도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하자. 
어서티브는 '상대방을 내 편으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말하라'고 권한다. 상대방의 말에 반격하면 할수록 적이 될 뿐이다. 상대방을 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 편으로 만든다는 마음만 있어도 대화의 온도는 크게 달라진다. 
 

말로는 충분하지 않다면

내가 나로 살기 위해 

어서티브 커뮤니케이션을 토대로 '솔직하게 내 기분을 전달해보자', '핵심만 추려서 요구해봐야지' 하고 도전해보는 식이다. 그런데 실제로 시도해보면 생각만큼 잘되지 않는다. '잘 전달했는데도 왜 몰라주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면 상대방이 생각대로 반응하지 않는데 화가 나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기도 한다. 
기계는 문제만 알면 고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감정, 숨겨진 집착, 남에게 말할 수 없는 고민을 안고 있는 복잡한 존재다. 그래서 진정으로 관계가 변화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어긋난 관계일수록 어긋나온 시간만큼 회복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시간을 들이지 않고 얻어지는 열매는 없다. 내 마음이 준비되었다고 해서 상대방이 그러리란 보장이 없다. '시간을 들여 서로 조금씩 변화하겠다'라고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어서티브 트레이닝의 명저 <<당신의 완벽한 권리>>에는 어서티브의 11가지 핵심이 소개되어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끈질기게, 포기하지 말고 노력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번 시도해보고 실패했다고 해서 그만두면 상대방도 그리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 번 실패하더라도 두 번, 세 번 도전하라. 당신의 그 끈기를 본 상대방은 '이 사람 진심이구나'라고 느끼고 스스로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할지 모른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불화의 힘

우리는 겉으로만 기분 좋은 관계가 아니라 갈등까지 잘 풀어낼 수 있는 법을 시간을 들여서라도 배워야 한다. 복잡하고 어려운 관계에서는 진솔한 대화만이 관계를 깊게 만들 수 있다. '갈등하며 대화하는 힘'이야말로 어서티브를 지탱하는 기초다. 하버드 메디컬 스쿨의 로버트 월딩어 교수는 75년에 걸친 추적조사를 통해 "좋은 인간관계가 우리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행복한 사람은 복잡한 인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었다. 귀찮은 일일지도 모르지만 끊임없이 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의지하고 믿을 수 있는 가족과 친구를 가진 사람들이 인생을 가장 행복하게 보냈다" 관계성 속에서 생기는 다양한 감정 앞에서 귀찮다며 피하거나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기회로 삼아 신뢰를 쌓고자 하는 노력이 지속된다면 결국에는 자신의 행복으로 이어진다. 
 

쿨하게 떠나는 것도 배려 

어서티브 커뮤니케이션을 상대방에게 흔쾌히 동의를 얻어내는 방법이라 생각하고는 하는데, 이는 잘못이다. 자신이 바라는 것, 상대방에게 기대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바람을 알리고 동의를 얻어낼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의 동의를 얻을 목적으로만 접근하면 대개 결과가 좋지 않다. 어서티브 커뮤니케이션의 목표는 그 자리에서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상대방과 대화를 계속하는 것에 합의하는 데 있다. 
상대방에게 '내 말이 옳아'라며 압박을 가하기 쉬운 사람에게는 '잘 떠나기'를 권한다.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 당신이라면 끝맺는 것도 당신이다. 당신의 바람이나 기대를 전달했다면 "내 이야기는 끝났어. 한번 검토해주면 어때?"라며 상대방과의 대화의 문을 열고 '쿨하게' 떠난다. 상대방에게도 생각할 여지를 남겨주고,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하며 일단 이야기를 마무리하자. 
나의 성의와 열의가 전해지면 시간이 걸려도 서로 납득할 수 있는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진다. 설령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도 '마지막까지 서로 존중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할 만큼 했다'라며 스스로 납득할 수 있고 자기 신뢰는 높아진다. 
그러므로 잘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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